보였다서인기였다 두 손에 칼을 쥔 그가 시선
보였다서인기였다 두 손에 칼을 쥔 그가 시선이 마주치자 눈을 조금 치켜 올린 순간김회는 쥐고 있던 칼을 옆으로 후려쳤다옆구리에 틈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 순간 서인기가 몸을 틀어 칼날을 비끼더니검광이 뻗어왔다 오른쪽으로 베어진 칼날을 김회는 허리를 틀어 스쳐지나가게했지만 두번째로 찔러 들어 온 칼날을 칼등으로 막아야 했다찌꺽머리 끝이 곤두설만큼 소름이 끼치는 쇳소리가 울렸을 때 둘의 얼굴은 두자 정도로 가깝게 붙여졌다왜놈 검법이 제법이다서인기가 잇사이로 말하고는 김회를 노려보았다 실로 화살 끝 같이 박혀져 오는시선이었다허나 난 두합 안에 네 놈을 벤다그리고는 서인기가 칼날을 누르면서 뒤쪽으로 튕겨 물러났다에잇그 순간을 놓칠 김회가 아니다 한발짝 와락 내디디면서 칼날을 옆으로 후려쳐김회의 몸통을 갈랐지만 허공만 베었다김회가 뒤로 넘어지듯이 몸을 눕혔기 때문이다 기세를 타고 김회가 다시 한번서인기의 어깨를 비스듬히 내려쳤을 때였다서인기의 칼 끝이 불쑥 목으로 뻗쳐져 왔으므로 김회는 대경실색을 했다조선검법은 고려검법에서부터 흘러나온 터라 여러번 실전에서도 겪었고 제법 강한 자도 삼사합이면 베었던 김회였다목을 틀어 칼날을 비낀 김회의 등줄기에서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처음 겪는 검법이었다 강하고 단순한 고려검법에다 대륙 검법의 기교가 섞인 것처럼 느껴졌다김회가 칼날을 옆으로 후려치려고 몸을 조금 틀었을 때였다 다시 서인기의 칼날이 날아와 김회의 저고리 가슴을 가르고 지나갔다으음수치감으로 이를 악문 김회가 눈을 부릅뜨고 옆으로 비껴선 순간이었다 발끝에물컹 무엇인가 걸리더니 몸이 한쪽으로 쏠렸고 머리 끝이 곤두섰다 허점이 어쩔수 없이 드러났기 때문에 날아올 상대방의 칼날을 의식한 것이다으윽다음 순간 김회는 잇사이로 짧은 신음을 뱉었다 왼팔이 어깨 바로 밑에서부터잘려나간 것이다 실수다 사사끼와 헤이찌의 시체가 방바닥에 깔려 있는 것을조심하지 못하고 밟아버렸다자 다음은 네 목이다어깨를 부풀리며 서인기가 한걸음 다가서더니 칼을 치켜 들었다 두 눈이 번들거렸으나 숨도 가쁘게 쉬지 않는다 김회는 아직 오른 손에 칼을 쥐고 서 있었지만팔 하나가 떨어져 나간 터라 중심이 흔들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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