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기로 작정했소긴 얼굴의 사내가
않기로 작정했소긴 얼굴의 사내가 말했다여기서 죽을 작정으로 돌아오는 중이요김막동이 입맛을 다셨다집이 어디십니까우린 황주요황주라면 평양 쪽으로 20킬로 떨어진 도시이다그렇지만 돌아가면 가족들이 다시 우리를 쫓아낼 것 같아서 우선 여기서 내렸소쫓아내다니요백발의 사내가 길게 한숨을 쉬었다내 동생들이 말이오 박철인가 누군가가 우리더러 돌아가라고 하던데 동생들도 어서 돌아가라고 하고 그런데 가다가 생각하니 이제는 다시 못 올 것 같아서우리는 차라리 여기서 총맞아 죽던지 매맞아 죽던지 하겠소긴 얼굴의 사내가 말을 받았다50년이나 떨어져 있었는데 이것 보시오 젊은이 왜 우리를 가라 마라 하는 거요 어느 놈이 무슨 권리로 우리에게 이런단 말이오고판조가 한걸음 다가섰다영감님난 못가 이젠 어느 놈이 뭐라고 해도긴 얼굴의 사내가 버럭 소리를 쳤다 김막동은 몸을 돌렸다 병사들도 잠자코 그의 뒤를 따랐다대위 동무 저런 영감님이 한두 사람이 아닙니다옆을 따르던 고판조가 입을 열었다이쪽의 가족들은 한사코 방문단을 보내려고 하고 방문단은 기를 쓰고 남아 있으려고 합니다 돌아가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그들은 시가지를 벗어나 변두리로 다가갔다 도로의 양쪽에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었고 1개 소대 가량의 병사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왕래하는 사람들을 한 명씩 검색하여 통과시키고 있었다김막동은 머리를 들어 2킬로쯤 떨어진 건너편의 산기슭을 바라보았다 먼지를 일으키며 서너대의 차량이 왕래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제6집단군 소속의 1개 기갑연대가 이쪽으로 총구를 향한 채 대기하고 있었다 사흘 전부터였는데 그들은 도로를 따라 이곳까지 진군해 왔다가 이쪽의 격렬한 공포사격을 받고는 길 가운데에서 멈추었다 그러자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몰려나와 그들을 향해 아우성을 쳤다 일부는 보위부대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돌팔매질을 했다한 시간쯤 멈춰 섰던 부대는 온 길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보위부대는 안도의 한숨을 내려 쉬었던 것이다 김막동은 그래도 이쪽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동이나 중화 송림 순천 등의 평양 주변 소도시들은 그곳의 보위부대원들이 미처 준비를 갖추기도 전에 인민군에 의해 점령당해 버렸었다 총 한번 쏴보지 못하고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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