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적14얘 나좀 봐회사 식당
연적14얘 나좀 봐회사 식당에서 점심을 마치고 나오는 정현희를 유지연이 불러 세웠다그들은 식당 밖의 나무벤치에 나란히 앉았다커피 먹을래유지연이 묻자 정현희는 머리를 저었다 날씨가 찼으므로 식당 밖은한산했다무슨 일인데그냥 이야기 좀 하려고또 심각한 이야기냐이맛살을 찌푸린 정현희가 유지연을 노려보았다 지난번에도 그냥이야기나 하자고 하더니 이대진과의 관계를 미주알 고주알 털어놓았던것이다친구로서 조언을 얻겠다는 의도도 아니었고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려는 것같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날도 짜증을 냈었다나 그 사람 포기해야 될까봐앞쪽을 바라본 채 유지연이 말하더니 풀석 웃었다기가 막혀서 세상에 그런 우연이 어디있니 글쎄뭐가 어째서내가 그 사람을 만났어 밤에 여관 앞에서 말이야누구를 도대체 무슨 말이야유지연이 남의 일처럼 그날밤의 사건을 이야기 하는 동안 정현희는 앞쪽의얼어붙은 분수대만 보았다 쓴웃음을 지은 유지연이 이야기를 끝냈다내 남자친구는 이대진씨 칭찬을 하더구나 언제 술한잔 사겠대그럼 넌 양다리 걸치고 있었던 거야이대진한테서 들었지만 정현희는 다시 화가 났다 그래서 치켜뜬 눈으로유지연을 보았다그러고도 이대진씨를 사랑한다고 했어 나한테는 물론이고 말이야사랑했어유지연이 정색하고 끄덕였다이대진씨하고 결혼하고 싶었어그런데도 했다가 정현희는 입을 다물었다 유지연에 대한 이대진의판단이 맞았던 것이다 어쨌든 유지연은 외톨이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그말 하려고 날 불렀어그래 너한테 이야기 하고나니까 기분이 개운하다이대진씨 한테 직접 말해보지 그러니 그럼 더 개운할 텐데내가 그럴만큼 뻔뻔하지는 않아그러고는 유지연이 쿡쿡 웃었다정말 기가 막혀 죽겠어 어쩜 그런 곳에서 만날 수가 있니 따악 여관앞에서 말이다미친년쓴웃음을 지은 정현희가 눈을 흘겨 보이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유지연은분명하고 밝은 성격이었다 아마 며칠쯤 지나면 이대진을 까맣게 잊을지도 몰랐다사무실로 들어선 정현희는 책상에 앉아있는 이대진에게 다가가 섰다 아직점심시간이 끝나지 않아서 주위의 책상은 비어 있었다 정현희가 머리를든 이대진의 책상에 바짝 붙어섰다방금 유지연을 만났더니 여관사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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